분류없음 | Posted by 고추장찍은멸치 2011.03.24 02:37

대형서점에서 일어난 가방 도난 사건ㅠㅠ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량리 영풍문고.
집 근처에 대형서점이 없어 아쉬워했는데,
하루는 청량리 지하철역에서 나오던 길에 이 서점을 발견하고 기뻐했었다. 
대형서점을 가기 위해 종로나 광화문까지 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이제는 하지 않아도 되기에 그 기쁨은 더했다.

지인과의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오늘도 영풍문고 라운지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졌더랬다.
서점 중간에 위치한 이 라운지는 사방이 통유리로 장식된 둥근 원 형태로,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둥근 기둥을 따라 동그랗게 자그만한 벤치가 있고,
통유리를 따라 동그랗게 커다란 벤치가 쭉 놓여 있다.
책 읽기에 편안한 배치이다.

내가 자리잡은 곳은 통유리 앞 벤치로 평일이라 몇 사람만이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갈색 가죽 형태의 조그마한 숄더백을 옆에 놓고 책을 읽고 있는데...
약속 시간이 한참이 지난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고 좀더 늦어지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할 수 없이 좀더 기다려야 했기에 핸드폰을 손에 쥐고 책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한참을 보고 있는데...숄더백의 줄이 잠깐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냥 착시현상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지인이 오기 전에 영화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자 벤치에서 일어났는데 뭔가 허전함감이 들었다.
아뿔사!
어깨에 매야 할 숄더백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조그마한 숄더백이기에 어디 떨어지지 않았나 한참을 뒤져보았지만 흔적 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
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를 여러 번...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니ㅠㅠ
마침 경비원으로 보이는 분에게 사정을 얘기했더니 이런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경비원을 따라 한참을 가니 물품보관소가 나왔고, 그곳에서 분실신고를 했다.
여 직원에게 도난당한 가방에 대해 자세히 얘기를 했더니 안내방송를 먼저 해 주었고,
다음은 카드 분실신고를 할 수 있게 카드사에 전화를 해 주었다.
다음으로 안타깝게도 내가 있던 자리는 cctv가 없어서 도난 현장을 볼 수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한숨만 나올 뿐...할 수 없이 내 연락처만 남기고 물품보관소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비싼 가방이 아니기에 현금만 챙기고 가방을 통째로 휴지통에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영풍문고가 있는 지하 매장에서부터 1층 2층 3층 매장까지 곳곳에 있는 휴지통을 뒤지며 돌아다녔다.
하지만 기대는 금방 절망으로 바뀌었고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가방만 눈에 들어올 뿐...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연필 하나만 잃어버려도 기분이 찜찜한데,
가방 속에는 지갑, 책 한 권, 며칠 전에 고가로 산 립크루즈까지...
지갑 속에는 신분증, 5만원 정도의 현금, 몇 장의 신용카드, 각종 할인 카드에 명세서, 명함 등등
훔쳐간 사람에게는 현금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것들이 가득들어 있는 보물함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핸드폰은 잊어버리지 않았기에 지인과 연락이 닿았고
차를 갖고 온 지인 덕분에 공황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형서점인 영풍문고에 cctv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과 
경비원의 역할이 조금은 미약했다는 점이 내내 아쉬웠다.
물론 물건을 소홀히 한 내 잘못이 일차적인 잘못이지만...
대형서점이기에 도난사건에 대한 보안이 철저하리라 믿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책 분실에 대한 철저한 보안만큼, 책을 읽는 손님들의 물건에도 신경을 써주는 작은 배려가 아쉽다.

가방을 잃어버리고 속상하긴 하지만,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라는 액땜쯤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물건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달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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